건강 에세이

발이 뜨거워요 – ChatGPT 대화와 실제 의사 진단을 비교해 보니

Bodynal.바디날 2025. 8. 21. 00:02
건강 에세이 카테고리에서는 본 블로그를 운영하는 Bodynal(바디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다른 카테고리와 다르게 진솔하고 담백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손이 가는대로 글을 쓴다.

발이 뜨거워요 - 과거 증상과 경험

발이 너무나도 뜨거웠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발이 너무 뜨거워지는 것은 필자의 오랜 증상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손과 발이 따뜻한 편이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스스로도 발이 뜨겁다고 느껴지기 시작하여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 5년 정도되었었다. 그렇다고 매일 발이 뜨겁게 느껴진 것은 아니다. 아무 느낌이 없는 평상시의 체온이다가도 의자에 올래 앉아있거나,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있을 때 급격하게 발의 온도가 올라가는 느낌이랄까. 발이 뜨거워서 벌떡 일어나 발바닥에 손을 대보면 뜨거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발바닥이 안쪽부터 뜨겁다

발이 뜨거웠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히는 발바닥이 안쪽부터 뜨겁다가 맞는 것 같다. 안에서부터 열이 나서 밖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에 가깝다. 그런데 대략 반 년 전부터는 어느 날은 발바닥이 매우 뜨겁다가, 어느 날은 36.5 ℃ 의 평범한 체온이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발이 시리도록 차가워지기 일쑤였다. 발바닥이 시리다가 체온이 올라갈 때는 항상 발바닥에서 간지러움이 느껴져서 '아, 이제 체온이 올라가는구나.'하고 예상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었다.

뜨거운 발바닥을 묘사한 일러스트. 발바닥에 불이 붙어있다.
발이 뜨거워요

지금은 발이 뜨겁지 않다. 괜찮다.

앞서의 문단에서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발이 뜨겁다는 증상을 표현할 때 과거형을 주로 사용하였다. 그 이유는 지금은 괜찮아졌기 때문이다. 2024년 11월부터 다른 증상으로 인해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니기 시작하였는데, 여러 증상을 파헤쳐가며 수면에 드러난 질환들을 하나씩 잡아가다가 어쩌다보니 이 증상이 약 2개월 전부터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담해주시는 내과 의사 선생님도 필자가 발이 뜨거운 증상이 있는지 모르고 계셨다가, 어떤 질환을 잡기 위해 특정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발이 뜨거운 증상이 사라졌다고 하니 눈을 동그랗게 뜨셨다. 앓고 있는 질환들이 다들 엮여 있는 것들이어 매번 고심하며 처방을 주시던 의사 선생님이 이야기 하기를, 어쩌면 이 발을 뜨겁게 했던 가장 큰 원인이 최근에 발견된 질환이고, 어쩌면 이 질환이 다른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오랫동안 앓고 있었던 것 같다더라. 그래도 필자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이, 질환들이 조용히 몸을 갉아먹고 있던 와중에 지금의 의사 선생님을 만나 하나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 위안을 삼고 있다. 지금은 발이 뜨겁지 않다. 괜찮아졌다.

ChatGPT-5는 어떻게 말할까

현재 진행중이지만 지난 10개월 간의 증상들이 어떻게 나아졌는지 잘 기억만 하고 있던 중에 갑자기 이는 궁금증이 있었다.

ChatGPT-5는 발이 뜨겁다는 말에 어떻게 대답할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지금 글을 쓰면서도 굉장히 뜬금없는 질문인 것은 맞는 것 같다. 갑자기 왜 저게 궁금해졌지....... ChatGpT-4o 또는 ChatGPT-4.5를 쓰다가 갑자기 ChatGPT-5 로 업데이트 되면서 너무 느려져 불만족스러워하던 중에 일던 궁금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되게 맥락 없이 궁금해졌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했다.

그럼 이제 '발이 뜨거워요'로 시작한 ChatGPT-5 의사와의 대화 내용과 더불어 지난 9개월간 실제 의사의 진단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는 내용을 아래에 남긴다. 미리 결과를 말하자면, 놀랍게도 비슷했다.

발이 뜨거워요 - ChatGPT-5 의사와 나눈 대화

 

역할 설정

ChatGPT와 대화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역할 설정'이다. 필자는 프롬프트를 시작하자마자 ChatGPT 5의 역할을 '의사'로 설정하였다.

Bodynal.바디날
의사로서 답해주세요

이 질문에 ChatGPT-5는 아래와 같이 답하였다.

ChatGPT-5
네, 말씀하신 대로 “의사로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어떤 증상이나 상황에 대해 상담을 원하시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전문적인 의학적 관점에서 설명과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단, 여기서 드리는 내용은 일반적인 의학 지식과 조언의 성격을 가지며, 개인 진료나 처방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된다면 반드시 직접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떤 부분에 대해 의사의 관점에서 답변을 원하시나요? (예: 특정 증상, 검사, 약물, 생활습관, 건강관리 등)

다행히 개인 진료나 처방을 대신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해주어 사용자로 하여금 맹신하지 않도록 하게 한다. 이어서 바로 그 질문을 시작하였다.

'발바닥이 뜨거워요' 질문에 대한 첫 답변

발바닥이 뜨거워요. 라는 말만 들었을 때 어떤 질환들이 떠오르나요?

대화하는 말풍선 일러스트
ChatGPT와의 대화

아래에 ChatGPT-5의 답변을 그대로 넣는다.

좋은 질문 주셨습니다.
환자가 단순히 “발바닥이 뜨겁다” 라고 호소할 때, 의사로서는 몇 가지 가능성을 감안하여 감별진단을 시작합니다. 아래는 대표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질환/상태들입니다.


🔹 신경 관련 원인

  1. 말초신경병증 (Peripheral neuropathy)
    •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가장 흔합니다.
    • 술(알코올), 비타민 결핍(B12), 약물(항암제 등), 갑상선질환, 만성 신부전 등도 원인이 됩니다.
    • 특징적으로 작열감, 화끈거림, 저림, 감각이상을 동반.
  2. 좌골신경통/요추신경병증
    • 허리 디스크나 협착증으로 신경이 눌릴 때 발바닥에 뜨거움·저림·화끈거림이 퍼질 수 있습니다.

🔹 혈관 관련 원인

  1. 하지정맥류 / 하지혈류장애
    • 혈액순환이 안 될 때 발이 무겁거나 열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2. 혈관염, 발의 국소염증
    • 혈관 염증이나 말초 혈류장애로 국소적 열감, 화끈거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피부 및 국소질환

  1. 무좀(백선증) 등 피부질환
    • 특히 가려움·홍반·열감 동반 가능.
  2. 족저근막염
    • 주로 발뒤꿈치 통증이지만, 염증 반응으로 열감 호소하는 경우도 있음.

🔹 전신질환

  1. 당뇨병
    • 신경병증, 말초혈관질환으로 발바닥 작열감을 흔히 유발.
  2. 갑상선질환, 간질환, 신부전
    • 대사성 질환에서 발바닥 열감/저림이 동반될 수 있음.
  3. 빈혈, 비타민 결핍 (특히 B12, 엽산)
    • 신경 전달 이상으로 작열감 발생.

🔹 특수한 증후군

  1. Burning feet syndrome (발바닥 작열감 증후군)
    • 오래 전부터 알려진 임상증후군. 비타민 결핍, 신경병증, 내분비질환 등과 관련.
  2. 레스트리스 레그 증후군(RLS)
    • 밤에 특히 불편감·열감·저림이 심해지고 다리를 움직이면 완화.

👉 따라서, “발바닥이 뜨겁다”는 표현 하나만으로도

  • 신경계 문제(말초신경병증)
  • 혈관계 문제(순환장애)
  • 피부/국소 염증
  • 전신질환(당뇨·갑상선 등)
    등을 고려합니다.

실제 진료 접근
의사라면 우선적으로 동반 증상(통증, 저림, 피부변화, 붓기, 전신질환 여부 등)을 묻고,

  • 혈액검사 (혈당, 갑상선, 간·신장, 비타민)
  • 신경검사 (신경전도검사)
  • 혈관검사 (하지혈류)
    등을 통해 원인을 감별하게 됩니다.

이 답을 보고 잠시 눈이 커졌었다. 익숙한 용어와 질환들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이어서 필자가 진단받았던 질환들을 나열해주고, 다시 의사로서 답을 요구하였다.

약간의 정보를 더 추가했을 때의 답변

아래에 ChatGPT-5의 답변을 그대로 넣는다.

말씀해 주신 진단 내역을 보니, 환자분 상황에서 “발바닥이 뜨겁다”는 증상을 의사 입장에서 해석하면 몇 가지 연결고리가 바로 떠오릅니다.

🔹 현재 진단과 발바닥 작열감의 연관성

  1. 지방간 → 대사증후군
    • 지방간은 흔히 인슐린 저항성, 비만, 고지혈증과 같이 대사증후군과 연결됩니다.
    • 이는 신경병증(특히 당뇨와 겹치면서)을 유발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2. 당뇨병
    • 가장 먼저 의심되는 원인입니다.
    •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 있으면, “발바닥이 화끈거린다, 불에 덴 듯하다, 전기가 오는 듯하다”는 표현이 흔합니다.
    • 당뇨 진단 후 수개월 내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갑상선 기능항진증
    • 신진대사가 과도하게 항진되면서 말초 혈류 증가, 열감, 땀 증가가 나타납니다.
    • 따라서 “발이 뜨겁다”는 주관적 느낌은 갑상선 질환과도 연관될 수 있습니다.
  4. 고지혈증
    • 직접적인 작열감 원인은 아니지만, 혈관벽 손상과 순환장애를 일으켜 혈관성 문제를 겹치게 합니다.

🔹 종합적 해석

환자분의 경우,

  • 말초신경병증(특히 당뇨성)
  • 갑상선 항진에 따른 전신적 열감
  • 혈관성 순환 문제(지질 이상)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바닥 작열감을 호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실제 진료 시 권유되는 검사

  1. 혈액검사
    • 당화혈색소(HbA1c), 공복혈당, 갑상선기능(TSH, T3, T4), 간·신장 기능, 지질 수치.
    • 이미 진단받으셨지만, 현재 조절 정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2. 신경 관련 검사
    • 신경전도검사(NCS, EMG) → 당뇨병성 신경병증 여부 평가.
    • 발의 감각검사(온도, 진동, 압각).
  3. 혈관검사
    • 하지 혈류 도플러 초음파 → 순환 문제 동반 여부 확인.

🔹 생활관리/주의사항

  • 혈당, 갑상선 수치, 콜레스테롤 꾸준한 조절이 중요합니다.
  • 금주, 체중조절, 규칙적 운동은 모든 질환에 공통적으로 필요.
  • 신경병증 예방 차원에서 비타민 B군(특히 B12) 보충 여부 확인도 도움됩니다.
  • 발바닥 열감·저림이 심할 경우, 신경과 진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정리하면,
환자분의 배경질환을 고려했을 때 “발바닥이 뜨겁다”는 증상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당뇨성 신경병증 + 갑상선 항진증 + 대사질환성 혈관 문제가 겹쳐서 나타날 수 있는 매우 전형적인 상황으로 보입니다.


약 복용 후 증상이 사라졌다고 하니

발바닥의 작열감이 사라지고 편안해 보이는 발 일러스트. 시원해 보이는 하늘색 쿠션 위에 양 발을 올려놓은 듯 하다.
시원해 보이는 발

아래에 ChatGPT-5의 답변을 그대로 넣는다.

오, 그 점이 굉장히 중요한 단서입니다 👩‍⚕️.
말씀해주신 대로 갑상선 기능항진증 치료제를 복용한 이후 발바닥이 뜨거운 증상이 사라졌다면, 이 증상의 주요 원인은 당뇨성 신경병증보다는 갑상선 항진 상태에서 비롯된 전신적 대사 항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해석

  1. 갑상선 항진증 상태
    • 체온조절 기능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손발에 열감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 특히 발바닥·손바닥 같은 말초부위는 환자들이 “화끈거린다”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2. 치료제 복용 후 증상 호전
    • 항갑상선제(메티마졸, 프로필티오우라실 등) 복용으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조절되면서 대사 항진 → 정상화.
    • 이 과정에서 발바닥의 열감이 사라지고 오히려 시원함을 느낌 → 갑상선 항진의 직접적인 증상이었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3. 다른 가능성의 배제
    • 만약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주원인이었다면, 약 복용 직후 바로 좋아지기는 어렵습니다. (혈당 조절은 수주~수개월 이상 필요)
    • 따라서 이번 경우는 신경병증보다는 내분비 질환(갑상선) 쪽 설명이 더 타당합니다.

🔹 앞으로의 관리 포인트

  • 갑상선 기능 검사(TSH, T3, T4) 추적 → 현재 조절 상태 확인이 필요합니다.
  • 당뇨/지질 조절도 병행해야 합니다. 현재는 증상이 없어도 장기적으로는 신경병증 위험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 발의 감각, 피부 상태, 상처 회복력 등을 평소 체크하는 습관을 가지시면 좋습니다.

✅ 결론적으로,
“발바닥이 뜨겁다”는 증상이 약물 복용 후 사라졌다는 것은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전형적인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환자분께서는 대사질환(당뇨, 고지혈증, 지방간)을 함께 가지고 계시므로, 앞으로는 당뇨성 신경병증이 별도로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가 중요합니다.

발이 뜨거워요 – 실제 의사 진단 비교

 

여러 질환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 다소 부끄럽기는 하다. 그래도 의사로 역할을 설정한 ChatGPT-5의 답변과 실제 얼굴을 마주하는 내과 의사 선생님과의 진단은 비슷했다는 내용을 남기고 싶었다. 앞서 말했던 질환들이 대부분 호전되어 정상범위에 가까워진 현재의 필자가 보기에 ChatGPT-5와 실제 의사와의 진단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있다. AI가 실생활에 한층 가까워졌다못해 함께하는 요즘 시기에 AI를 맹신하지 않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실제 의사의 진단이 더 와닿는다. 실제 의사는 내가 인지하지 못한 증상에 대해 추가적으로 질문을 하거나 진찰해 보기도 하고, 처방한 약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경과를 살피며 혈액 검사를 포함한 여러 검사 결과와 함께 숙고하여 다음의 진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ChatGPT-5는 짧은 질문과 정보 몇 개로 필자의 상태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 없을 뿐더러, 빠르게 답을 주는 것이 오히려 '저게 과연 맞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ChatGPT-5가 처음에 말한 것처럼 이 인공지능의 답은 의사의 진료나 처방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며, 그래야만 한다.

정리하며

결론적으로 ChatGPT-5의 답변은 실제 의사 진단과 놀랍도록 비슷한 부분이 많았지만, 여전히 실제 의사의 진료와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혹시나 비슷한 증상으로 이 긴 글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은 참고용으로만 보고 반드시 의료 전문가인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길 권한다.